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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 일하지 않으려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하지 않으려는 프로젝트 관리자
한번은 중간에 PM이 바뀌었다. '기술사'에 국제적인 PM 인증인 'PMP'를 취득한 분이고 명문대 출신이다.
고객은 PM이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교체를 요청하지 않고 전면에서 빠지라고만 했다.
그 역할을 나와 회계법인 소속의 컨설턴트 둘이서 맡도록 했다.
프로젝트 초반에 PM은 무척 열심히 배웠다. 밤늦게까지 열의를 다해 PM에게 경험을 전달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PM은 회사에서 지급한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노트 필기를 했을 뿐이다.
PM으로서 마땅히 확인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항상 모두의 의견을 듣는 일로 시간을 소비했다.
큰 프로젝트는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역할이 다른 많은 사람이 있는데
각자는 주어진 처지에 맞춰서 의견을 제시하기 마련이라 PM은 이를 종합하여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결국은 수행사에서 자진해서 PM을 교체했다.
대기업인 탓인지 프로젝트 경과와 관계없이 교체당한 PM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에 또 한 번 비슷한 PM을 만났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만들어주곤 빠져나갔다.
답답한 마음에 PM을 대신하여 업체 대표와 갈등을 빚고 급기야 막말을 교환했다.
혹독한 경험(?)은 나에게 살길을 알려준다. 예전처럼 PM과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이제는 확연히 PM의 다음 판단을 예측할 수 있다. 아주 충격적인 행동을 하는 며칠을 빼곤
10달을 일하면 9달 이상 PM의 행동을 모두 사전에 맞출 수 있다.
그러니 나는 PM과 굳이 붙어 있을 필요가 없다.
PM은 마치 나를 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나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스스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서 일을 한다.
거기에 더해 PM이 의사결정을 하지 않아 곪아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장치를 만드는데 골몰하느라
PM에게 위안을 심어줄 시간이 없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아까운 시간을 PM 개인을 배려하느라 날려버리면 너무나도 힘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이런 사람을 포용한 그릇은 되지 못한다.


일하지 않으려는 개발자
아직 한 번도 일하지 않으려는 개발자가 사수나 부사수로 표현하는 일터 일촌(?)인 일은 없었다.
이런!
한 번도 이유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거나 성격 탓이리라.
나는 일터에서 맡은 일을 소홀히 하는 이에게 여과 없이 생각을 내뱉는 공격적인 성격이다.
어투는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으로 포용하는 일은 너무나도 까마득하여 주어진 시간 동안 가능할지 모르겠다.
사실 일부는 스스로 만들어낸 성격인데 그 탓에 근처에는 뜻이 맞는 사람이 많다.

컨설턴트라는 타이틀로 프로젝트를 하면 많은 개발자를 만난다.
상당수는 일하지 않으려는 개발자다.
일하지 않는 PM과 달리 일하지 않는 개발자에겐 애증을 버릴 수 없다.
아마 PM보다는 기회가 덜 줬다고 생각하기에 상대적으로 너그럽게 느끼는 걸까?
여하튼 나는 효과를 높이기 위한 만들어낸 '장치' (도구 사용법이건 프레임워크건)를 제시할 때
최대한 진심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슬쩍 희망적인 이야기도 흘린다.
왜냐하면, 모인 사람이 10명이건 100명이건 나는 단 한 사람이라도 건지면(?) 충분히 보상받는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를 반격하는 개발자 탓에 지쳐도 언제나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의 개발자는 나를 믿어주었다.
더 놀라운 일은 나를 맹렬히 비난했던 개발자 상당수는 프로젝트 상당수는 마지못해 받아들였어도
머지않아 내가 만든 '장치'에 대해 인정한다.

요즘은 일하지 않으려는 개발자와 거리가 더 생겼다. 나이와 경험이 주는 위치가 생겨서 일지도 모르고
스스로 조금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유유상종이란 표현이 매우 좋은 어감으로 다가왔는데
이제는 지쳐서 잘해보고 싶은 사람과 유유상종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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